메이저리그 트라우트가 설계자 우즈와 함께 공개한 꿈의 골프장, 우즈는 “매우 도전적인 코스”라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트라우트가 설계자 우즈와 함께 공개한 꿈의 골프장, 우즈는 "매우 도전적인 코스"라고 평가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한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마이크 트라우트가 드디어 자신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가 사랑하는 스포츠인 골프를 위해 자기 고향에 세운 단 하나의 골프장이 공식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름하여 트라우트 내셔널. 미국프로야구에서 가장 유명한 등번호 중 하나인 27번을 기념하듯, 이 골프장은 딱 227명만 가입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규모로 운영된다. 마치 전설적인 선수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의 성 같은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설계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골프계의 황제, 타이거 우즈가 직접 맡았다. 두 사람은 언제부터 함께 작업해 온 걸까. 올 봄 4월, 트라우트의 고향인 미국 뉴저지주 바인랜드에 자리 잡은 이 골프장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그러나 회원이 극도로 한정되어 있다 보니 내부 모습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우즈와 트라우트는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코스 곳곳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짧은 한 분 남짓한 영상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트라우트가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요소들이 코스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그늘집의 이름이 바로 더그아웃이다. 실제 야구 경기장 그늘 자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여기저기 야구장의 관중석이나 스코어보드를 연상시키는 시설물들도 배치되어 있어 선수 본인의 야구 사랑이 한층 진하게 느껴진다. 조리 시설과 바를 갖춘 파티 장소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으며 클럽하우스 안에는 이발소, 볼링장, 피트니스 센터까지 갖추고 있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다.
이 코스의 진짜 매력은 플레이 라인에 있다. 구릉지와 옛날 채석장이 복원된 약 113만㎡의 넓은 부지에 조성된 이 코스는 파72에 총 거리 7500야드다. 우즈 자신이 직접 부지를 찾아 트라우트와 나란히 걸으며 어디에 어떤 홀을 배치할지 하나하나 짜 나갔다.
코스를 살펴보면 넓고 깊은 모래 벙커가 페어웨이 옆으로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모래와 물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지만 동시에 위협적이기도 하다. 일부 홀에서는 이 모래밭이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티샷의 목표선 자체를 규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모래를 가로질러 어디로 공을 보내야 할지 플레이어에게 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든다는 뜻이다.
물이 홀 전체를 감싸 안은 홀만 무려 6개에 달한다. 전체적으로는 넓은 플레이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한 발짝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전략적인 코스로 설계된 것이다.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한 홀 안에서도 다양한 공략법을 구사해야 하며, 그린은 크고 굴곡이 많다. 단순히 그린 위에 공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린의 어느 지점에 정확히 올리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그린 주변의 처리 방식이다. 일반적인 골프장에서는 그린 주변에 깊은 잔디를 두어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큰 페널티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트라우트 내셔널의 그린 주변은 짧게 깎아 극도로 타이트한 환경을 조성했다. 실수의 여지를 사실상 주지 않는 셈이다. 우즈의 설계사무소인 TGR디자인은 코스 설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곳의 특징적인 모래 지형을 가능한 한 그대로 살리면서 코스를 안치했고, 땅을 파고 다지는 작업을 최소화해 채석장 본연의 거친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고.
우즈 본인도 영상의 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감상을 밝혔다. 이 골프장은 상당히 도전적인 코스가 될 것이라고. 짧지만 강한 자신감이 묻어 나오는 발언이었다.
트라우트의 진심이 가장 무겁게 드러나는 순간은 개장 직후 그가 직접 남긴 글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트라우트 내셔널이 문을 연 것은 마치 모든 것이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순간이었다고. 고향에서 펼치고 싶었던 꿈으로 시작한 일이 이제 마침내 현실이 됐다고 믿어주는 가족과 친구들, 파트너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 감격을 드러렸다.
흥미롭게도 이 골프장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화제가 된 일과의 연결성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트라우트의 소속팀 LA 에인절스 선수들이 팀의 송별 모임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트라우트는 원정 일정 중 하루 쉬는 날을 이용해 같은 팀 동료 11명을 자신의 골프장으로 초대했다. 화기애애한 라운드를 떠나볼 참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런데 그날은 마침 메이저리그의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다. 뜻밖에도 라운드를 즐기는 도중 동료들은 이어서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3명, 라운드가 끝난 뒤에 1명까지 도합 4명이 이별 소식을 들었다. 잘해보려는 단합 모임이 결국 누군가의 작별 모임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필자에게 트라우트 내셔널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다. 한 선수가 자기 고향과 자기 사랑하는 두 가지 스포츠를 어떻게 한곳에 우아하게 엮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조형물이다. 디자인의 모든 작은 요소 하나하나에 선수 본인의 인생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래 벙커의 거친 인상, 그늘집 더그아웃의 야구장 형상, 그리고 물이 둘러싼 6개 홀의 숨겨진 어려움까지. 이제 이 한 사람의 로망은 골프장이라는 형태를 빌려 영원히 남게 됐다.
타이거 우즈의 숨겨진 설계 철학, 그리고 트라우트의 야구 사랑을 한 자리에 담은 단 하나의 골프장. 앞으로 이 코스는 미국 골프계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Justin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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