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홍진 감독 “조인성, 외계인급 힘으로 지구인 ‘가오’ 맡았다”…‘호프’ 속 진짜 이유 공개
[단독] 나홍진 감독 "조인성, 외계인급 힘으로 지구인 ‘가오’ 맡았다"…‘호프’ 속 진짜 이유 공개
![[단독] 나홍진 감독 "조인성, 외계인급 힘으로 지구인 ‘가오’ 맡았다"…‘호프’ 속 진짜 이유 공개](https://celebnow.kr/wp-content/uploads/2026/07/image-27.png)
한국 영화계에서 장르 연출의 새로운 기준을 써내려온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의 새 장편을 들고 돌아왔다.
그동안 ‘추격자’와 ‘황해’, ‘곡성’을 잇따라 공개하며 한국 장르 영화의 폭과 깊이를 넓혀온 그의 시선은 이번에도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신작 ‘호프’는 제79회 칸 영화제 본선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올해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자리 잡았다.
언론 시사회에서도 호평이 쏟아졌지만 나 감독의 관심사는 여전히 작품의 완성도 한 곳에 모여 있다.
규모가 커지고 장르가 달라졌어도 서사와 장면의 밀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그의 집요한 신념이 작품 전반에 깊이 새겨 있다.
7월15일 극장에서 만나는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호포항 출장소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다.
출장소장 범석은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제보 한 통을 받고 마을 전체가 비상 모드로 돌입하는 상황에 휘말린다.
거기서부터 인간의 이성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들이 줄줄이 터지며 긴장감은 끝없이 치솟는다.
주연에는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이 이름을 올렸고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마이클 패스밴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까지 합류해 국내외 시청자들의 이목을 한몫에 끌어모았다.
Q. 10년 만의 네 번째 장편을 들고 돌아왔는데 시사회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지만 정작 제 귀에는 잘 닿지 않는다.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사운드 믹싱 작업으로 달려갔고 외계인 CG 팀에도 추가 작업 지시를 내렸다.”
칭찬에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아직 안도하거나 기뻐할 때가 아니라고 단언한 그는 “작업실에선 멀쩡하던 영상이 스크린에 띄우면 왜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미치겠다”는 말과 함께 빙긋 웃었다.
Q. ‘곡성’ 뒤로 10년 만의 신작을 꼭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면.
나 감독은 “한국 영화의 익숙한 장르 조합에서 한 발 더 축을 옮기고 싶었다”며 “장르의 밀도를 한 단계 끌어올려 관객에게 짜릿한 만족감을 주고 싶었다”고 운을 떼었다.
그 욕심을 모은 결정판이 ‘호프’라는 점을 강조한 그는 “초반50분 동안 괴물의 정체를 끝까지 가린 채 한 남자가 쫓기기만 하는 구성을 시도했다. 이런 극한 상황을 시퀀스별로 확장해 극장 안의 관객이 영화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객이 느끼는 쾌감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작품 전체의 지상 과제였다고 덧붙였다.
Q. 외계인을 등장시키는 SF 장르 선택의 배경은 무엇인가.
“칸 영화제 출품 작업을 하던 중 장르를 명확히 표시해야 했는데 우리 영화에 딱 맞는 칸이 없었다. 액션이라 하기엔 뭔가 다르니 결국 SF를 골랐다. 사실 그것도 정확히는 아니다.”
그가 떠올린 그림은 명확했다. “‘곡성’이 작은 토속 신들의 연속이었다면 이번엔 더 거대한 존재를 마주하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우주라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Q. 칸 영화제 이후 추가 수정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가.
감독은 음문석이 연기한 양배라 캐릭터의 비중을 다시 원상복구했다고 설명했다.
“양배라는 비극의 시발점을 제공하지만 악의를 단 한 톨도 품지 않은 인물이다. 이 작은 마을에서 그가 저지른 평범한 행동이 어디까지 부풀어 오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크지도 않고 비극적이지도 않은 어떤 사건이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는 과정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을 이번 작업의 핵심으로 꼽았다.
Q. 배경을 1980년대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스마트폰 있는 시대는 설정 설명이 너무 복잡해져서 옛 시대를 골랐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작품의 모든 설정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시절 안에 들어가야 한다. 통신 기기가 생기는 순간 설정 자체가 흔들리니 차라리 시간을 되감는 게 깔끔하다.”
빈티지 렌즈를 활용한 촬영과 의상, 미술, 분장까지 1980년대 특유의 공기를 화면 가득 끌어안으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Q. 외계인 디자인과 CG에 대해 아쉬운 평가가 있던데.
“관객들이 예고편과 기사를 통해 외계인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영화를 볼 땐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몰라야 한다.”
범석 또한 50분 동안 상대를 호랑이라고 굳게 믿다가 정체 모를 존재와 마주하는 극의 흐름 때문에 관객의 이질감이 무뎌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처음부터 외계인이라는 티가 나지 않게 디자인하려 했지만 정보가 이미 퍼져버린 탓이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Q. 특히 ‘바미기르’ 캐릭터의 액션이 가장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낮 시간에 빠른 속도로 격렬한 액션을 담아야 했는데 일반 촬영 프레임으로 피사체를 잡으면 모션 블러가 엄청나게 걸려 화면이 모두 뭉개진다.”
게다가 해남이라는 촬영지의 날씨가 변덕스러워 찍어둔 컷들 사이의 일관성을 잡기도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백주대낮 햇살 아래 외계인을 달리게 한 건 제 잘못이다”라는 자기 인정도 잊지 않았다.
Q. 조인성이 연기한 사냥꾼 성기가 유독 강인한 이유가 있나.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있는데 왜 그렇게 센지는 본인도 잘 모른다. 어머니가 그렇게 낳아서가 아닐까.”
모든 면에서 과장된 설정이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분석한 그는 “악착같이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 본성과 죽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지구인으로서의 가오를 맡은 인물’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Q. 성기의 숲속 전투신은 어떻게 촬영됐나.
“숲속에서 말을 빠른 속도로 달리게 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로 잡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참고할 만한 자료도, 경험한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촬영 현장 바닥의 돌과 풀을 깨끗이 걷어내고 전기 바이크까지 동원해 속도감을 확보했다고 한다.
배우도 한 손에는 말고삐를, 다른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달려야 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Q. 두 세력의 충돌을 어떤 시선으로 풀어내고 싶었나.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선이 중반과 클라이맥스에서 완전히 뒤집히길 바랐다. 중간중간 코믹한 장면을 깔아두어 관객이 웃음 뒤에 스스로 ‘내가 왜 이것을 보고 웃었을까’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만들고 싶었다.”
엔딩 신은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관객의 심리를 활용한 구성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적으로는 외계인의 입장에서 봐야 하지만,观众 역시 인간이기에 모르는 사이에 인간 쪽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점을 거론했다.
Q. 여전히 어려운 영화계 상황에서도 극장용 영화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면.
“여전히 배울 게 너무 많다고 느낀다. 극장용 영화를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건 제게 있어서도 너무 먼 나라 이야기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작품에 쏟아붓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는 겸손한 마음을 내비친 그는 “영화와 마주하는 일은 늘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라고 했다.
최종 목표는 영화를 진짜로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은 느끼고 있다며 “다만 그 목표 시점에 살아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Justin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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