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그 감성, 전기로 다시 피어나다 KGM 무쏘 EV 직접 시승으로 확인한 완전히 새로운 전동 SUV의 귀환





오랜 시간 우리 곁을 지켜온 이름이 돌아왔습니다. 1990년대 강인한 디젤 SUV의 상징이었던 ‘무쏘’가 전기차로 다시 한번 모습을 바꿔 찾아온 것입니다. 같은 이름 안에 어떤 변화가 담겨 있는지 직접 운전석에 앉아 확인해 봤습니다. 이번 시승은 인천 부평을 출발해 경기 하남 미사역까지 약 140km를 왕복하는 구간에서 진행됐습니다. 도심 구간은 전체 코스의 20% 정도였고 대부분은 고속도로를 달랐습니다. 시험 차는 무쏘 EV 블랙 엣지 2WD로 화려한 검정 패키지가 적용된 트림입니다.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건 차 안의 고요함이었습니다. 출발 직후 가속 페달을 살짝 눌렀는데 엔진음은커녕 진동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과거 디젤 무쏘에서 익숙했던 거친 듯한 진동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정숙함이었습니다.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운 움직임은 픽업 트럭이라는 사실 자체를 잊게 만들 정도로 자연스러웠습니다. 회생 제동은 단계별로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패들 시프트의 반응도 부드러워서 페달을 떼는 순간 감속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듯했습니다. 회생 단계는 수동 3단계와 자동 모드를 함께 지원해 전비 효율과 주행 편의성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실제 주행 효율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인 복합 전비는 4.2km/kWh로 안내돼 있지만 고속도로 비중이 80%나 됐던 이번 구간에서 약 5.5km/kWh를 기록했습니다. 도로 환경이 오히려 유리했을 가능성이 커서 회사 수치와 비교하면 상당히 뛰어난 성과였습니다. 배터리와 모터 구성도 살펴볼 만했습니다. 80.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돼 있고 2WD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출력은 152.2kW 전륜 모터 기반 최고 207마력, 최대 토크 34.6kgf·m입니다. 급속 충전단자를 꽂으면 잔량 20%에서 80%까지 약 24분 만에 회복되며 외부 전기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공돼 캠핑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고속도로 안정성도 기대 이상이었 습니다. 150km/h를 훌쩍 넘겨 달려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불안한 느낌이 거의 없었고 커브 구간을 빠른 속도로 접근해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차체가 줄곧 수평을 유지했습니다. 가족이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승객이 머무르는 공간은 최신 전기차다운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믹 와이드 스크린이 운전석 앞을 가득 채웠습니다. KGM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아테나 2.0이 탑재돼 화면 전환이 전반적으로 매끄러웠고 차량 주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아 케이블을 꽂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무쏘 EV의 가장 큰 매력은 활용도에 있습니다. 뒤쪽 적재함은 최대 5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어서 캠핑 장비, 자전거, 공구 등을 부담 없이 수납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액세서리가 함께 제공돼 사용자 편의성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2열 좌석 공간도 기대 이상이었는데 픽업이라는 차급의 한계를 넘어 중형 SUV급 여유를 보여줬습니다. 성인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쪽 모두 넉넉했고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활용해 장시간 이동 시에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습니다. 반면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습니다. 시트는 전반적으로 물렁한 느낌보다는 단단한 편에 가까웠습니다. 약 한 시간을 운행하자 엉덩이와 허리 쪽에 피로가 조금씩 쌓이는 게 느껴졌습니다. 장거리를 자주 달리는 운전자라면 사전에 시트감을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들려오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도심의 정숙함과 달리 다소 크게 느껴졌습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실내로 전달되는 외부 소음이 커지는 추세였는데 이는 픽업 구조의 한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무쏘 EV는 주말 캠핑족과 레저 활동이 잦은 가족에게 잘 어울리는 전기 픽업입니다. 평일 출퇴근용으로 평범하게 활용하면서도 주말에는 짐을 가득 싣고 야외로 떠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매력이 있습니다. 무쏘 EV는 후륜구동 2WD와 사륜구동 AWD 두 가지 방식으로 판매되며 트림은 기본 MX와 블랙 엣지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2WD MX 기준 가격은 4800만 원, 2WD 블랙 엣지는 5050만 원이며 AWD는 거기에 400만 원이 추가됩니다.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함께 적용받으면 실제 구매 비용은 3000만 원 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름만 남은 채 완전히 달라진 차 KGM 무쏘 EV는 익숙한 감성과 새로운 시대의 기술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모델이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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