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디지털 자산 제도가 예전보다 훨씬 또렷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그는 특히 클래리티법이 통과되면, 디지털 자산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고 어느 기관이 맡아 관리할지 큰 틀이 처음 제대로 잡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최근 워싱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여러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업계가 오랫동안 원해 온 명확한 규칙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그는 지금 열린 기회가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않았다. 흐름이 살아 있을 때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함께 디지털 자산 분류 기준을 내놓은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이 과정에서 XRP가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된 점을 두고, 업계를 향한 오랜 압박이 누그러질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기관의 공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법으로 기준을 분명히 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규제 방향도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다.
법안 처리 시점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몇 달 전만 해도 비교적 빠른 시기 안에 법안이 정리될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지금은 속도가 늦어졌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 제공 규제를 둘러싼 충돌이 꼽힌다.
일부 암호화폐 기업은 발행사가 이용자에게 일정한 수익을 주지 못하게 막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규제가 기존 은행권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견이 이어지면서 국회의 심의 일정도 밀렸고, 다시 논의가 열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그래도 업계 안에서는 조금씩 타협점이 보인다는 시선도 나온다. 갈링하우스 역시 협상이 완전히 막힌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오히려 오래 끌어온 논쟁에 대한 피로가 커지면서, 정치권과 업계가 절충안을 서둘러 찾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지금의 쟁점은 단순히 한 업계의 요구를 들어주느냐가 아니다. 클래리티법은 앞으로 미국이 디지털 자산을 어떤 기준으로 다룰지 정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앞으로 심의 일정이 언제 확정되는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수익 문제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지는지가 법안의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