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산부인과 수술실의 실수가 한 여성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다. 남녀 모두가 평생 한 번쯤 들여다볼 법한 작은 수술대 위에서, 의료진은 정밀한 도구 하나를 두고두고 환자의 몸속 깊은 곳에 묻어둔 것이다. 그 도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갉아먹었고, 환자는 마침내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빠져나와야만 했다. 최근 해외 의료계와 일반 시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전 세계 의료 윤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남미 최대 도시 브라질 상파울루 주 브라간사 파울리 지역. 이곳에 사는 서른한 살의 여성 에리카 크리스티나 반나이 폰 훈홀츠 씨는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녀는 일 년 전 무렵, 가족 계획 차원에서 자신의 자궁과 난소를 모두 적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의사로부터는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시술이라는 설명을 들었기에 큰 불안 없이 수술대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그 수술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됐다. 시술이 마무리된 뒤에도 그녀는 끊이지 않는 복통과 일상조차 버거울 정도의 구토 증상, 그리고 제대로 된 식사를 거의 할 수 없는 심각한 소화 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통증이 한두 번이 아니라 마치 안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밖으로 밀려 나오는 듯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참기 힘든 수준의 고통이었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그녀는 진통제도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통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그녀는 신년 네 월 십일 일(현지 시각)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만 했다. 담당 의료진은 즉시 복부 엑스레이 촬영을 지시했고, 영상 결과는 의료진을 물론이고 환자 본인까지 경악하게 만들었다. 환자의 복부 안에서 길이가 무려 십여 센티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금속 수술 가위가 온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하얗게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녀의 몸속에서 길게 뻗은 가위의 날개는 작은 장기들이나 조직들에 이미 가서 부식을 일으킨 흔적이 역력했다. 즉 올해 일월 자궁절제술 시 의료진이 환자의 체내에서 도구를 꺼내지 않은 채 그대로 봉합을 마무리했던 정체불명의 의료 사고임이 밝혀진 것이다.
단위 환자의 몸은 그 순간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었다. 엑스레이 영상과 추가 정밀 검사 결과 에리카 씨의 소장 일부는 이미 검게 변색될 정도로 심하게 괴사되어 있었고, 복부 전반에 걸쳐 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였다. 의료진은 응급 수술을 통해 가위를 제거해야 했으며, 게다가 탈구 복원 시술, 창자 농양 배액 시술, 간 농양 치료 시술까지 한꺼번에 네 차례에 걸친 추가 수술을 이어가야 했다. 수술 한 번이 네 번으로 불어난 것은 물론, 그 사이 환자는 응급 치료를 위해 다른 장기까지 손상될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회복기에 들어선 뒤에도 에리카 씨는 말했다. 자신이 그 시간 동안 죽음과 얼마나 가까웠는지 이제야 비로소 실감이 난다고. 그리고 육체적 회복 못지않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사고는 그녀의 삶 전반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회복기에 접어든 에리카 씨는 건강보험 자격을 잃었을 뿐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가던 직업 활동도 모두 잃고 말았다. 경제적 빈곤에 더해 정신적 후유증까지 겹치면서 세 아이의 엄마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행히 해당 병원 측은 의료 사고 사실을 인정하고, 환자 치료비 전액 지원과 자녀들을 위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 제공 같은 사후 조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환자 정보 보호 법을 근거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현지 경찰 수사팀은 해당 자궁절제술을 직접 집도한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수술실 CCTV 영상과 의료진 진술, 마취 기록 등 증거 확보에 나섰으며, 사건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점에 감사하면서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 전문가들도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충격적인 합병증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 용어로는 환자의 몸 안에 수술 도구나 거즈 같은 이물질이 남겨지는 현상인 체내 이물질 잔류 사례, 이른바 알에스아이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조직 괴사와 장기 천공이 꼽힌다. 우리 몸 안에서 이물질이 장기와 혈관, 신경을 끊임없이 압박하거나 찔러대는 경우 해당 부위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조직이 까맣게 죽어버리는 괴사가 시작된다. 상태가 더 악화되면 장기 벽이 뚫리는 천공으로 이어져 창자 내용물이 복강 안으로 쏟아져 나오며, 치료 타이밍을 놓치면 그대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이물질은 우리 몸의 강력한 면역 및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그 결과 복막염과 고름 주머니가 만들어지고, 염증이 복막 전체로 번지면 온몸의 감염 질환인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패혈증은 장기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사망률을 높이는 치명적 단계다. 게다가 장기가 서로 눌러붙는 유착과 폐색 현상, 그리고 반복적인 수술로 인한 탈장 같은 후유증도 흔한 합병증으로 분류된다.
전 세계 의료계에는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도입돼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수술 도구를 환자 몸 안에 두고 봉합하는 일은 가장 피해야 할 최악의 사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수술실 내 도구 점검 횟수와 출입 인원 제한, 그리고 수술 종료 전 단계별 체크리스트 같은 기본적인 안전 절차만 제대로 지켰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점에서 책임 소재가 더욱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