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살해하겠다” 초유의 테러 예고…오늘 홍명보 귀국길 경찰 160명 ‘쫙 깔린다’
"공항서 살해하겠다" 초유의 테러 예고…오늘 홍명보 귀국길 경찰 160명 '쫙 깔린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단계에서 벗어난 한국 축구대표팀의 귀환길에 경계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인천공항은 30일 전국의 시선이 쏠리는 현장이 됐다. 민낯을 들고 돌아오는 선수단을 향해 누군가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협박성 게시물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경찰은 곧바로 비상 근무 태세로 전환했다.
인천경찰청은 29일 대표팀 본진이 도착하는 30일, 인천공항 제1·제2여객터미널 일대와 도착 환승 구역에 총 160명의 경찰관을 사전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공항경찰단所属 형사과 직원과 기동대 대원들로 구성됐으며, 환영 인파와 입국객 동선을 선수팀 전용 동선과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인천공항공사 측도 자체 특수경비요원과 자회사 직원 등 25명을 동원해 짐 찾기 구역과 출구 회랑에서 질서 유지를 맡기로 했다.
사건의 출발점은 며칠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한 건의 게시물이었다. 작성자는 “총을 들고 홍명보을 죽일 것”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글을 올리며 “홍 감독이 공항에 들어오는 그날, 인천공항에서 직접 끝내겠다”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적었다. 홍 감독의 비행기 도착 시각과 이용 항공편까지 짚은 글이었던 터라 경찰은 단순한 헛소리로 여기지 않았다.
경찰이 과거 사례를 곱씹게 된 것도 이번 경계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귀국한 직후, 인천공항에서 일부 팬들이 호박엿을 선수단 버스 위로 던지는 물리적 충돌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선수단의 안전은 물론이고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은 이때를 되새기며 이번에는 사태가 번지기 전부터 수비벽을 치기로 판단했다.
공항경찰단 관계자는 “입국 절차가 이어지는 짧은 시간 동안 인파가 한곳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사람들이 몰려드는 구간에서는 물리적 접촉, 물품 투척, 폭행 등 어떤 형태의 불법 행위라도 엄격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일반 여행객들의 동선과 팀 전용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안내 표지판과 직원 배치까지 세밀하게 조정됐다.
한편 대한민국 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별도의 환영 행사를 열지 않기로 정했다. 협회 측은 팀이 34위로 월드컵 사상 최저 순위라는 굴욕적인 성적을 받아들인 만큼 무리한 마찰을 만들 수 있는 군중 집결은 피하는 쪽으로 방침을 잡은 것이다.
30일 오전에는 홍명보 전 감독을 앞세운 선수단이 가장 먼저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다. 이날 도착 예정인 8명에는 김민재의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의 황희찬, 프랑스 리그앙의 강호 파리 생제르맹 소속 이강인 등이 포함돼 있다. 이후 손흥민이 뛰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의 로스앤젤레스 FC 등 해외 구단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과 국내 클럽 소속 선수들은 7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입국할 계획이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편에 분산돼 탑승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잡았다.
협회는 감독과 선수단이 공항을 빠져나가는 구간을 사전에 특정해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한편, 가족과 지인들 입장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협회 측의 동선 정보를 받아 각 구역마다 CCTV와 무인감시 장비를 추가 설치하고,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개인을 즉시 제지할 수 있는 즉응팀도 별도로 편성했다.
이처럼 총력 경비 태세가 짜여진 배경에는 월드컵 성적에 대한 대중의 실망이 누적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2개국 본선에 진출한 국가들 가운데 34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안고 귀국하는 처지가 됐다. 16강 진출이 무색해진 것은 물론이고 조별리그에서조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가을 맞이 월드컵에서 전패를 기록한 결과는 국내 팬덤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다.
이에 경찰과 협회는 선수단이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숙소로 이동하는 구간을 따라 12시간 단위로 상황을 점검하는 상설 합동 지휘 본부를 운영한다. 경찰 대변인은 “어떤 형태로든 범죄 행위가 일어나면 가담자 누구도 가중 처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표를 향한 어떤 위협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항 측은 또 30일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도착 라운지 주변과 연결 도로의 차량 통제를 실시한다. 응원 인파가 운집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며, 택시와 셔틀버스 이용객들은 우회 동선 안내문을 통해 안전한 입국로를 이용하도록 권고받는다.
이 같은 사건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월드컵 성적 부진으로 분노를 느낀 일부 팬들은 협박 게시물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 영웅이었던 선수들을 향한 신체적 위협 그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책 입법자들 사이에서도 한때 인터넷상 명예훼손과 위협 형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될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거론되는 분위기다.
이렇게 머리를 싸매고 들어오는 대표팀의 귀국길 한 평방미터의 공간 안에서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시간이 본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천공항은 오늘 모든 도착객을 위해 열려 있는 동시에, 한국 축구 역사 상 가장 고통스러운 귀환의 현장이 돼버렸다.
Justin Parker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