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소, 롬 인수 추진 접고 전력 반도체 판도 변화 이막 본격화
덴소, 롬 인수 추진 접고 전력 반도체 판도 변화 이막 본격화

일본 전력 반도체 업계의 큰 재편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차량 부품 대기업 덴소는 롬을 사들이려던 계획을 접는 분위기다. 대신 시장에서는 롬·도시바·미쓰비시전기가 힘을 모아 전력 반도체 사업을 함께 키우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덴소는 반도체 사업을 넓히기 위해 올해 2월 롬에 약 1조3000억 엔 규모의 인수안을 내밀었지만, 롬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소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늘면 차량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전력 반도체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바꾸는 핵심 부품이라 전기차 성능에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롬의 판단은 달랐다. 롬은 전기차용 반도체에만 무게가 쏠리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 같은 다른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덴소와 경쟁하는 다른 자동차 부품 업체들과의 거래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롬은 이미 3월부터 도시바, 미쓰비시전기와 전력 반도체 사업을 함께 묶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세 회사가 손잡으면 시장 존재감이 크게 커진다. 2024년 매출 기준으로 보면 롬의 점유율은 2.5퍼센트, 도시바는 2.6퍼센트, 미쓰비시전기는 4.6퍼센트다. 이를 합치면 9.7퍼센트가 돼, 17.4퍼센트의 독일 인피니언 다음으로 세계 2위권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 회사가 협력하려는 이유도 분명하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값은 낮추고 품질은 끌어올린 전력 반도체를 빠르게 늘리면서 경쟁이 훨씬 거세졌다. 일본 기업들은 예전부터 이 분야에 강했지만, 지금은 공급이 많아지며 수익성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함께 생산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술 개발 속도도 높일 수 있다.
각 회사가 가진 강점도 서로 다르다. 도시바는 가전제품과 전기차에 들어가는 저전압·중전압 분야에 강하고, 미쓰비시전기는 철도와 송배전망 같은 고전압 분야 경쟁력이 높다. 롬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만드는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좋은 조합이라는 뜻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이번 협력은 의미가 크다. 상장 폐지 이후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가치를 다시 키워야 하는 상황인데, 전력 반도체 연합이 그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리하면, 덴소의 롬 인수 시도는 사실상 힘이 빠졌고, 앞으로는 롬·도시바·미쓰비시전기가 중심이 된 3사 통합 논의가 일본 전력 반도체 업계 재편의 핵심 흐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Justin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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