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아직 시작일 뿐’…규제 손길은 ‘쿨쿨’인데 대형마트 위기론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홈플러스 청산 수순, 대형마트 규제 완화론 다시 수면 위로

[ 이슈 개요 ]
  국내 대형마트 3사 가운데 하나였던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로 본격 진입하면서 대형마트 규제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가 업계와 학계, 일부 정책 현안에서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유통이 소비자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대형마트는 여전히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묶인 규제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장 환경 변화와 제도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법 개정으로 이어져야 할 사안임에도 국회에 발의된 유통발전법 개정안은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어 정상화 움직임은 요원하다.

[ 규제 현황 ]
  현재 유통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다.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 역시 사실상 금지돼 있다.
  국회 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지난달 회부된 개정안에는 의무휴업 횟수 축소와 새벽배송 허용 골자가 담겼지만 전통상권과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일정까지 겹치면서 법안 처리는 속도를 내기 어려운 형국이다.

[ 데이터로 보는 위축 흐름 ]
  한국개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지출이 1%포인트 증가할 때 대형마트 매출은 0.264%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은 0.324%, 기업형 슈퍼마켓은 0.221%씩 매출이 늘어나 온라인 전환의 파급 효과가 업태별로 차등하게 작동하는 모습이다.
  연구원은 온라인 유통 급성장에 비해 규제 부담이 특정 업태에 편중된 만큼 현행 체계의 실효성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통상자원부 통계에서도 전체 유통업체 매출 가운데 대형마트 비중이 2021년 15.1%에서 올해 5월 8.1%까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고 대한상공회의소 대형마트 경기전망지수도 1분기 64, 2분기 66을 기록했다.
  기준선인 100을 큰 폭으로 하회한 수치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이 정도 침체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 업계 진단 ]
  업계에서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단순한 개별 기업 부실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두 주요 신용평가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홈플러스 퇴장으로 경쟁사에 단기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으나 온라인 침투 확대와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규제라는 구조적 제약이 여전한 만큼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모기업의 차입을 통한 인수 방식 등이 재무 부담을 키웠다는 측면도 분명 존재하지만 대형마트라는 업태 자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정부와 소비자 인식 변화 ]
  정부는 그동안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지만 최근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소속 고위 인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두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예외적 규제라고 평가하며 제도 개선 여지를 남겼다.
  소비자 인식도 변화를 반영한다.
  한국유통학회가 지난 4월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새벽배송 허용 찬성은 65.1%로 절반을 훌쩍 넘었고 의무휴업 완화 또는 폐지 응답도 59.5%에 달했다.
  반면 소상공인 단체와 노동계는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 침체와 노동 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는 아직 요원하다.

[ 향후 전망 ]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은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현실이다.
  정부는 그동안의 영업 규제가 대형마트 경쟁력을 약화시켜 홈플러스 사태를 키웠다는 인정을 사실상 스스로 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규제 완화 방침을 공식화하기 쉽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청산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와 국회 모두 규제 완화 논의에 더욱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고 그 사이 시장 환경과 제도 사이의 괴리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규제를 유지할지 풀지에 대한 이념적 논쟁보다 지금 제도가 당초 정책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일이 더 본질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개정안 표류와 관련해 업계와 정부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단기간 내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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