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집주인, 십칠 년 만에 이사를 준비하지만 집은 좀처럼 팔리지 않는 답답한 현실
잠실 집주인, 십칠 년 만에 이사를 준비하지만 집은 좀처럼 팔리지 않는 답답한 현실

서울 집값은 오르는 분위기인데도, 실제 거래는 생각보다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 오래 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는 일은 늘었지만,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생각 차이가 커서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잠실의 이른바 엘리트 단지 가운데 한 곳에서 십칠 년 동안 살던 예순세 살 집주인도 최근 집을 정리하고 이사하려 했지만, 몇 달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자녀를 다 키운 데다 세금 문제까지 함께 따져 보고 마지막 이사라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집을 내놓고 보니 거래 직전에서 멈추는 일이 반복됐다. 가격 부담, 대출 문제 같은 현실적인 이유가 겹치면서 매수자가 쉽게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 집주인은 같은 지역 안에서 다시 집을 구할 생각이지만, 지금 집이 팔려야 다음 계획도 확정할 수 있어 답답한 상황이다.
시장 흐름을 보면 오래 보유한 집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올해 삼월 서울 아파트 매도 가운데, 십 년 넘게 보유한 뒤 판 사례가 약 사십 퍼센트에 가까웠다. 몇 달 전보다 비중이 조금씩 높아진 결과다. 특히 송파구를 비롯해 노원구, 영등포구, 강서구 같은 곳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매물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값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집을 보유한 사람들은 대체로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아, 원하는 가격을 쉽게 낮추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장에 집은 나와도, 싼값에 빨리 팔려는 물건은 많지 않은 셈이다. 중개 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장기간 거주한 집주인들은 여유를 갖고 매도하려 하고, 사려는 쪽은 가격 메리트를 크게 느끼지 못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자금 마련이 더 큰 문제다. 대출 부담이 커진 데다, 필요한 현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면 좋은 매물이 나와도 잡기 어렵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최근 한 달 사이 전체적으로 줄었다. 일부 지역만 소폭 늘었을 뿐,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물이 감소했다. 특히 몇몇 지역은 감소 폭도 컸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격은 약세보다 강세에 더 가깝다. 사월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오름폭이 커졌고, 송파구와 강동구도 상승 흐름으로 돌아섰거나 오름세가 강해졌다. 강서구, 관악구, 성북구, 강북구처럼 실수요가 몰리는 곳에서도 가격 상승이 눈에 띄었다.
결국 지금 시장은 매물이 있어도 거래가 바로 성사되지 않는 정체 구간으로 볼 수 있다. 파는 사람은 가격을 지키려 하고, 사는 사람은 자금 부담 때문에 머뭇거린다. 그래서 집이 시장에 나와도 계약까지 가는 시간이 길어진다.
또 오래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판다고 해서 시장에 새로운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많은 경우 기존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옮겨 가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즉, 시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다른 집으로 이동하는 구조에 가깝다. 그래서 매물이 조금 늘었다고 해도 거래가 갑자기 살아나거나 가격 상승 압력이 바로 약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가 세금과 제도 조정을 통해 매물을 더 끌어내려 해도, 현실에서는 기대만큼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지금 서울 주택 시장은 매도는 늘고 있지만, 매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엇박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Justin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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