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선택은 신중한 판단이었을까, 아니면 위험한 자신감이었을까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은 차분한 전략 회의라기보다 압박, 직감, 엇갈린 보고가 뒤섞인 시간에 가까웠다. 겉으로는 국가 안보를 위한 결정처럼 보였지만, 내부에서는 우려와 반대, 낙관과 경고가 계속 부딪혔다.
결정의 출발점으로 지목된 날은 2월 11일이었다. 그날 백악관은 조용해 보였지만, 안에서는 매우 민감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외부 시선을 피한 채 백악관에 들어왔고, 일반적인 회담장이 아니라 전쟁 상황을 다루는 상황실로 바로 안내됐다. 이 만남은 형식적인 외교 일정이 아니라, 미국이 이란과의 충돌에 직접 나서도록 설득하는 자리에 가까웠다.
회의장에서 네타냐후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은 분명했다. 이란 정권은 안으로 흔들리고 있고, 군사적으로도 약해졌으며, 지금 강하게 밀어붙이면 정권의 힘을 크게 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미사일 위협도 짧은 시간 안에 줄일 수 있고, 이란이 큰 반격을 하거나 주변 미군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란 정권이 무너진 뒤를 가정한 그림도 제시됐다. 강경한 지배 체제가 약해지면 새로운 지도 세력이 등장할 수 있고, 내부 반발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쉽게 말해, 짧고 강한 타격으로 판을 바꿀 수 있다는 매우 낙관적인 시나리오였다.
이 설명을 들은 뒤 트럼프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듯한 짧은 반응을 보였다. 그 한마디는 참석자들에게 사실상 공동 작전에 대한 신호처럼 읽혔다. 아직 최종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큰 방향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다음 날,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이스라엘 측 인사들이 빠진 뒤 미국 정보 당국은 별도로 상황을 다시 분석했다. 결론은 훨씬 냉정했다. 군사 시설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것 자체는 가능할 수 있지만, 그 뒤에 이란 내부에서 대규모 봉기가 일어나고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성이 낮다는 판단이었다. 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런 전망을 지나치게 부풀려진 이야기라고 봤다.
이후 부통령 밴스도 반대 의견에 힘을 보탰다. 군 수뇌부 역시 비슷한 걱정을 내놨다. 이스라엘이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이게 설명하며 미국을 더 깊이 끌어들이려 한다는 의심이 있다는 것이다. 또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무기 소모, 해상 교통 마비, 중동 전체로의 확산 같은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흔들리면 그 여파는 군사 문제를 넘어 세계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정권 교체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더라도, 최고 지도부를 약화시키고 군사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봤다. 다시 말해, 전쟁 뒤의 혼란보다 눈앞의 타격 효과를 더 중요하게 본 셈이다.
백악관 내부도 한목소리가 아니었다
국방장관은 지금이 행동할 때라며 적극 찬성했다. 국무장관은 압박은 필요하지만 전면전은 부담스럽다는 쪽에 가까웠다. 비서실장은 전쟁이 유가 상승과 선거 악재로 이어질 가능성을 걱정했다. 밴스 부통령은 끝까지 가장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번 충돌이 큰돈과 자원을 쏟아붓고도 통제하지 못할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보수 진영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까지 전쟁이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자신감을 보였다. 과거 비교적 짧게 끝났던 군사 작전 경험이 이번에도 비슷하게 반복될 수 있다고 믿은 것으로 전해진다. 즉, 짧게 치고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이 그의 판단을 강하게 밀어준 셈이다.
최종 결정은 오래 끌지 않았다
2월 26일 열린 마지막 회의는 사실상 결론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이미 서로의 생각을 알고 있었고, 반대 의견도 더는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밴스 부통령도 끝까지 우려를 남기면서도 대통령이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물러섰다. 정보 당국과 법률 검토 라인에서도 작전 가능성과 법적 문제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결국 트럼프는 행동 쪽으로 결론을 냈다. 판단 기준은 단순했다. 이란이 핵 능력을 갖추게 두어서는 안 되고,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위협도 끊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종 승인 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 그는 작전 승인 명령을 내렸다. 한 번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 함께 전달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많은 전문가와 해외 언론은 이 결정이 충분히 짜인 큰 전략의 결과라기보다, 강한 압박과 개인적 확신이 앞선 선택에 더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정보기관의 경고와 참모들의 우려가 있었는데도, 대통령이 자신의 감을 더 믿었다는 점이 크게 지적됐다.
또 전쟁이 처음 기대처럼 짧고 깔끔하게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이란 체제는 예상보다 오래 버텼고, 내부가 곧바로 무너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군부 결속이 강해지고 지역 긴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승자가 분명하지 않은 충돌이 됐고,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스라엘 안에서도 비판은 나왔다. 잘못된 기대를 부풀렸고, 미국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그림을 제시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왜 미국이 이 전쟁에 깊이 들어가야 했는가”라는 질문이 커졌다. 이는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미국 정치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예전과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해석된다.
정리하면, 이번 결정 과정은 한 나라의 군사 행동이 얼마나 불안한 판단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참모들의 반대, 정보기관의 경고,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대통령의 직감과 자신감이 가장 큰 힘을 가졌다. 그래서 이 전쟁은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권력자의 판단이 세계 정세를 얼마나 크게 흔들 수 있는지 드러낸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