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 동안 남과 북의 끝까지 걸어 확인한 이야기 일본에서 마주한 뜻밖의 장면, 외국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한국인인 현실 [여책저책]
두 해 동안 남과 북의 끝까지 걸어 확인한 이야기 일본에서 마주한 뜻밖의 장면, 외국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한국인인 현실 [여책저책]
![두 해 동안 남과 북의 끝까지 걸어 확인한 이야기 일본에서 마주한 뜻밖의 장면, 외국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한국인인 현실 [여책저책]](https://celebnow.kr/wp-content/uploads/2026/04/image-326-1024x572.png)
직접 가서 보고 걷고 부딪혀 보는 경험은, 남이 대신 전해주는 이야기와는 다릅니다. 기대와 다를 수는 있어도, 몸으로 느낀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책도 바로 그런 직접 경험한 여행의 힘을 보여줍니다.
한 저자는 약 2년 동안 일본의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긴 거리를 걸었습니다. 단순히 유명한 곳을 구경하려는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풍경만 소비하는 대신, 그 땅에 남아 있는 역사와 문화, 예술의 흔적을 따라가며 사람과 사회의 속모습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걷는 동안 어떤 의문은 풀렸고, 어떤 질문은 더 깊어졌습니다. 그렇게 그는 여행을 통해 바깥세상뿐 아니라 자기 안쪽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요즘 일본은 많은 한국인이 찾는 여행지입니다. 실제로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의 비중이 매우 높을 만큼 관심도 큽니다. 그런데 여행에서는 친근하게 느껴지면서도, 다른 분야에서는 경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까운 나라지만 감정은 늘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제대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물음 하나로 시작해, 저자는 긴 시간을 들여 일본 곳곳을 걸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화려한 관광 명소보다 아픈 기억이 남은 장소, 과거의 상처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장을 더 자주 찾았습니다.
그 길 위에서 저자는 두 가지 얼굴을 함께 봅니다. 하나는 과거의 잘못을 외면하거나 흐리려는 모습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바로잡으려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이 책은 어느 한쪽으로 몰아붙이지 않습니다. 무조건 칭찬하지도 않고, 무조건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그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버티는지 차분히 보여줍니다.
계절의 흐름을 따라 이어지는 이야기 또한 인상적입니다. 봄에는 우리 문학과 연결되는 기억을 떠올리고, 여름에는 전쟁의 상처가 남은 지역을 지나갑니다. 가을에는 예전 외교의 길을 되짚으며 평화의 의미를 생각하고, 겨울에는 강제 노동의 아픔이 남은 북쪽 지역에서 과거를 반성하는 시민들을 만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기이면서도 역사 읽기이고, 동시에 사람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특히 중요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한 나라의 잘못과 그 나라 시민 모두를 같은 선에 놓아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국가가 저지른 일은 분명하게 따져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분노가 개인에 대한 미움으로 번지면, 우리는 또 다른 잘못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지점을 조심스럽고도 단단하게 짚어 냅니다.
책 속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사례도 여럿 나옵니다.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대신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들, 남겨진 흔적을 찾아 나서는 이들, 위험한 시대 속에서도 인간다운 선택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런 장면들은 증오가 가득한 시대에도 양심과 연민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물론 책이 무거운 이야기만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골목과 거리, 계절의 공기, 길 위에서 만난 풍경 같은 여행의 감각도 살아 있습니다. 글을 따라가다 보면 낯선 도시를 천천히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이 들고, 발걸음 사이사이에 던져지는 질문은 독자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결국 이 책은 일본만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를 이해하는 법을 통해, 우리 스스로 더 넓고 깊은 시선을 갖게 도와주는 책에 가깝습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감정만이 아니라 이해와 공부로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한 번쯤 생각할 거리를 건네는 읽을거리입니다.
Justin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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