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서 빛난 이기혁·카스트로프…홍명보호 최종 모의고사의 수확





모의고사가 끝나고 이제 진짜 싸움만 남았다. 국가대표 축구팀이 미국 유타에서 진행한 훈련 캠프와 두 차례 연습 경기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대회 무대인 멕시코로 떠난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 무대가 마무리됐다. 홍 감독은 두 경기에서 각각 10명 안팎의 선수들을 교체하며 전력을 꼼꼼히 살폈다. 우리 팀은 이번 대회에서 A조에 편성되어 개막 직후부터 바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대회 시작 첫날 체코와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전 앞에서 치른 마지막 연습 무대에서 우리 대표팀은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를 연달아 꺾으며 2연승을 거뒀다. 그렇다면 이 두 경기에서 팀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높은 곳에서의 적응 훈련

월드컵 직전 대표팀 준비 과정의 핵심 단어는 바로 ‘고지대’였다. 첫 두 경기를 치를 멕시코 과달라하라 지역은 해발 1,550미터의 높은 산악 지역이다. 이는 우리나라 태백산 정상과 비슷한 높이다.

이런 이유로 대표팀은 첫 캠프 장소를 미국 유타 지역으로 결정했다. 경기가 열릴 곳과 비슷한 해발 1,500미터 내외의 높은 지대에서 미리 몸을 길들이기 위해서였다. 팀은 꾸준히 적응 훈련을 이어왔고, 선수들은 “미리 적응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연습 경기 상대를 고르는 데도 이런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는 미국에서도 대도시권이 아니다. 대형 경기장이 아닌 현지 대학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기에 강력한 상대를 초청하기엔 여건이 좋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의 상대는 축구연맹 순위 102위 트리니다드토바고, 101위 엘살바도르로 정해졌다. 두 팀 모두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약체였지만, 훈련 지역으로 초청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았다. 북중미 지역 국가였기에 별도의 먼 이동 없이 맞대결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먼저 열린 경기에서 우리 팀은 5-0 대승을 거뒀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다소 답답한 흐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홍 감독은 가능한 많은 선수들을 골고루 투입하며 실전 전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왼쪽 공격의 부활

지난 5월 중순 발표된 월드컵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강원 소속의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그 선수는 이전까지 국가대표 경기 출전 기록이 단 한 경기뿐이었다. 이전 감독 시절 한 차례 경기를 뛰었고, 현 감독 체제에서는 소집 경험만 있을 뿐 실제 경기 출전은 없었다.

이후 대표팀과 멀어지는 듯했으나,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다시 부름을 받았다. 기존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가 부상을 당하면서였다. 그는 시즌 중인 국내 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이번 연습 경기에서 그는 곧바로 투입됐다. 두 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하며 급격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리그에서 보여준 실력을 그대로 발휘했다. 뛰어난 발 기술로 팀의 후방 공격 빌드업을 이끌었고, 과감한 왼발 긴 패스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에 가담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대표팀의 공격 작업이 대부분 왼쪽에서 이뤄진 배경에는 그의 활약이 있었다. 그는 중앙 수비는 물론 측면 수비,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로도 활용 가능한 만능 자원이다. 이번 연습 경기에서 직접적인 위치 교체는 없었지만, 기존 왼쪽 수비 자리에서 더 측면으로 치우치거나 적극적으로 전진해 공격을 돕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향후 공을 많이 소유할 수 있는 경기나 상황에서 높은 활용 가치를 증명했다.

그 외에도 왼쪽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인 인물은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선수다. 그는 이전까지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가을부터 우리 팀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드필더로 분류됐지만, 독일 프로리그 데뷔 시즌인 이번 시즌 중반부터 측면 위치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결국 이번 연습 경기에서도 그는 측면 윙백으로 출전해 활발한 활약을 펼쳤다. 앞서 언급한 선수와 함께 선발로 나선 첫 경기에서는 좋은 호흡을 보이기도 했다. 남다른 경쟁력으로 향후 측면에서 꾸준히 활용될 가능성을 보였다.

베테랑의 위치 변화 가능성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가장 우려를 산 위치는 중앙 미드필드였다.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대체자로 거론되던 또 다른 선수마저 부상을 입어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없게 됐다.

이후 테스트를 받은 자원들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엔트리 내 전문 중앙 미드필더 자원은 단 3명뿐이었다. 미드필드 지역에 2명을 배치하는 팀 전술상 가용 선수의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부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수비 쪽에 균형이 맞춰진 미드필더를 중용해왔던 감독의 전술상 향후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연습 경기에서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미드필더의 위치 이동이었다.

그간 해당 선수는 공격 2선 지역에서의 출전 빈도가 높았다. 월드컵 예선 종료 이후 감독의 선수 배치에 변화가 생겼음에도 그의 위치는 2선이었다. 반면 이번 연습 경기 일정에서는 2경기 연속 3선에 배치됐다. 첫 경기는 후반 교체 투입, 두 번째 경기는 선발로 선택을 받았다.

위치상 어색함은 없었다. 공격력과 더불어 활동량, 수비력 등을 갖춘 그는 선수 생활 초기부터 3선 미드필더로 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평소 플레이 일 역시 2선에서 뛰더라도 활동 범위를 넓게 가져가는 유형이다.

해당 선수의 중원 파트너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표팀에서 미드필드 핵심 자원으로는 특정 선수가 손에 꼽힌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빠지지 않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번 최종 엔트리 발표 이전에도 별도로 소집해 컨디션을 관리할 정도였다.

그런 핵심 선수와 이번 연습 경기 2연전에서 미드필더로서 가장 긴 시간 호흡을 맞춘 인물이 바로 앞서 언급한 베테랑이었다.

그 외에도 미드필드 지역에서 기용 가능한 자원은 풍부하다. 대표팀은 다수의 만능 선수들을 선발했다. 여러 명의 선수들이 중앙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결국 이번 2연전의 경기력, 그간의 실적 등을 바탕으로 향후 활용할 정예 멤버를 선택할 전망이다. 남은 일정은 실전뿐이다. 감독의 최종 선택은 다가오는 체코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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