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증권시장이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살아나면서 10일 하루 동안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코스피는 외국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한때 7700선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오후로 갈수록 둔화되면서 결국 2%대 상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은 800선 아래에 머물러 있던 지수가 하루 만에 5% 넘게 반등하며 830선을 다시 되찾았습니다.
이번 장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의 종목이 함께 오른 ‘전면 상승’이었다는 점입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오른 종목은 802개, 떨어진 종목은 92개에 불과해 전체 상장 종목의 약 90%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매수 사이드카가 거래 시간 도중 발동될 정도로 매수세가 거세게 몰렸는데, 올해 들어서만 17번째로 집계돼 누적 시장조치 횟수는 34회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번 상승을 이끈 핵심 주체는 단연 외국 기관이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하루 동안 1조131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그 가운데 금융투자 종목에서만 1조1193억 원이 들어왔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각각 7728억 원과 3299억 원을 팔아치우며 매도 우세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4.03포인트(2.52%) 오른 7475.94포인트로 거래를 마무리했습니다. 지수는 장 초반 강한 매수세에 기대어 한때 7704.93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오후로 넘어가면서 반도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자 상승 폭이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낙관적인 분위기로 전환된 데에는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과 AI 칩 양산 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동안 ‘AI 투자 사이클의 정점 도달‘ 우려가 시장을 지배해 왔으나, 메타가 내년 컴퓨팅 파워 확보를 위해 자체 AI 칩을 본격 양산한다는 소식과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잇따른 설비투자 발표로 이런 회의론이 한꺼번에 해소된 것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컴퓨팅 파워 사업이 단순한 자원 잉여가 아니라 공급 부족에 따른 임대 수익성이 높은 구조“라며, “AI 사이클 우려가 진정되면서 자연스럽게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SK스퀘어는 6.18%, 삼성전기는 6.10%, KB금융은 7.58%,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28%, 삼성생명은 4.45%, LG에너지솔루션은 3.99%, 삼성전자우는 4.69%, 삼성전자는 2.52%, 현대차는 2.69%씩 각각 올랐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5%대까지 치솟은 후 결국 소폭 하락 마감했습니다. SK하이닉스 미국 예탁증서 공모가가 본주보다 약 3% 비싸게 책정되면서 초반에는 큰 폭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호재가 사라지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0.27% 하락으로 귀결됐습니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로 기관 매수세가 핵심 동력이었습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43포인트(5.47%) 오른 837.43포인트로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800선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5826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246억 원, 1602억 원을 매도했습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은 훨씬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피에스케이가 24.44%, 원익IPS가 19.16%, 에코프로비엠이 9.06%, 알테오젠이 8.00%, 에코프로가 8.06%, 주성엔지니어링이 7.57%, 레인보우로보틱스가 5.22%, 리노공업이 5.43%, 코오롱티슈진이 3.09%씩 각각 뛰어올랐습니다.
반면 유일하게 29.89% 폭락을 기록한 종목은 HLB였습니다. HLB가 개발 중이던 간암 신약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소스가 알려지자 하루 만에 급락 마감하며, 신약 개발 실패라는 개별 종목 악재가 전체적인 상승 흐름을 뚫고 그대로 주가에 반영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통신장비가 10%대 급등하며 가장 큰 강세를 나타냈고, 핸드셋, 건강관리기술, 건설, 전기장비 등도 6~7%대 오르며 전 업종이 고르게 상승했습니다. 다만 다각화된 통신서비스는 6.51%, 카드 업종은 6.38%, 건강관리 장비와 용품은 3.35%씩 각각 하락하며 일부 업종만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 우려가 잦아들고 외국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서울 증권시장은 대규모 전반적 상승 흐름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