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반도체 ‘붕 떠 있는 분위기’, 유력 입지 현장을 직접 확인해봤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반도체 공장 부지로 광주를 강력하게 점찍으면서, 광주 부동산 시장이 기대감과 조심스러운 관망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군공항 부근 상가 주인들도 서로 전화를 하며 상황을 살피고 있었지만, 부지가 결정되지 않아 아직 특별한 거래 분위기는 형성되지 않았다.

광주 북구 첨단3지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친구들에게 우리 지역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고, 그쪽은 어떤지 서로 묻고 있다. 후보지가 어디로 정해질지 모르니 전부 멍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 계약을 진행한다거나 활발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는 아직 아니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지역 부동산 현장에서는 기대감도 함께 읽혔다. 첨단3지구 근처 다른 공인중개사도 “궁금해서 문의 전화는 많이 온다”면서도 “실제로 거래가 성사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첨단3지구 일대 분양권 시장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지역의 대표 단지로 불리는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은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나 무프리미엄 매물이 있지만, 1000만 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도 여러 건 등장했다.

첨단3지구 인근 공인중개사는 “마프리미엄 매물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다만 부지 확정이 나오지 않아 전주에 비해 분양권 거래는 조금 주춤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첨단3지구는 광주 북구, 광산구와 장성군에 걸쳐 조성되는, 총면적이 약 362만㎡에 달하는 대규모 복합도시다.

첨단3지구를 둘러싼 관심은 청약 시장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6월에 공급된 ‘호반써밋 첨단3지구 광주 A7블록’은 총 215가구를 모집하는 청약에 1699명이 몰려 평균 7.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침체된 분위기의 지방 분양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양호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인터뷰한 공인중개사는 “곧 최초 청약 당첨자들이 실제 계약을 맺는 기한이라 실제 계약률을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신규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첨단3지구는 현재 터 닦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도로에는 대형 화물 차량들이 계속해서 오가고 있었다.

첨단3지구 1공구에는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인 국가 AI데이터센터와 관련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첨단3지구에서 걸어서 20~30분 거리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와 인공지능융합사업단이 자리 잡고 있다. GIST 부설 AI 영재고도 2027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 부동산과 반도체 업계에서는 첨단3지구에 반도체 주력 공장을 짓기에는 부지가 부족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광주 광산구에 있는 군공항 부지도 반도체 공장 유력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힌다. 군공항 부지는 첨단3지구보다 규모가 2배 이상 넓다.

군공항(613만㎡), 탄약고(78만㎡), 탄약고 안전지대(128만㎡)를 합치면 개발 가능한 면적만 820만㎡에 이른다.

광주송정역, 상무지구 같은 도심까지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라 접근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용연정수장과 가까워 용 물을 끌어오기도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민간공항이 같은 부지를 함께 사용하고 있어, 반도체 공장 개발에 착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30일 무안군수가 국방부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군공항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에 불참하면서, 무안으로의 이전이 곧바로 확정되지는 못했다.

광주는 민가와 가까운 광주공항의 이전을 원하는 입장이고,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의 선제 이전과 함께 1조 원 규모의 지원을 먼저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공항 인근 부동산 시장은 아직 반도체 호재를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항 근처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업소는 “매수 문의가 특별히 늘지는 않았다. 집값이나 토지 가격도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며 “공항 주변은 낡은 주택이 많아 반도체 단지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첨단3지구 인근 장성 나노단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첨단3지구 인근 사무소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나노2단지는 주거 지역이 없고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바로 개발에 착수할 수 있다. 북광산 IC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과 광주 광산, 함평에 걸쳐 조성된 빛그린산단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반도체 단지 건설이 광주 집값 상승이나 미분양 해소로 연결될지도 주요 관심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 1월 마이너스0.01%, 2월 마이너스0.06%, 3월 마이너스0.14%, 4월 마이너스0.28%, 5월 마이너스0.61%로 하락폭이 점점 커졌다.

올해 5월 기준 광주 미분양 주택은 1259가구에 달해, 서울의 985가구보다 약 28% 더 많은 상황이다.

실제 이날 광주 곳곳에서는 임대 안내문이 붙은 건물들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 택시기사는 “광주에는 기업이 부족해 젊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는 “지방 부동산은 소위 사라져가는 분위기”이라며 “옆에 부동산이 10개 있었는데 지금 문을 열고 있는 곳은 세 군데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 체감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발 호재는 보통 계획 발표, 착공, 완공 등 세 단계에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며 “지금은 계획이 처음 발표된 초기 단계인 만큼 부지가 구체화돼야 시장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공장에 투입되는 인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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