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자력발전 수출 방식을 하나로 묶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각각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모습이었지만, 앞으로는 같이 대표 계약자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바깥으로 보이는 수출 창구는 한국전력공사가 중심을 잡고, 실제 계약에서도 한국수력원자력이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된다.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충돌하는 일을 줄이려는 목적이 크다.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협력 약속을 공식화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검토해 온 공기업 중심 원자력발전 수출 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한 후속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수출 창구를 한국전력공사 쪽으로 모으려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한국전력공사는 큰 사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과 해외 협상 경험이 많다. 원자력발전 수출은 계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준비 과정도 길기 때문에, 규모가 큰 조직이 앞에서 총괄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반면 실제 공사와 운영 기술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강점이 있다. 그래서 겉으로는 한국전력공사가 앞에 서더라도, 현장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때에도 한국수력원자력이 공사 전반에 깊게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런 구조 속에서 두 기관 사이에 비용 문제로 다툼이 생겼다는 점이다. 공사 도중 설계가 바뀌며 추가 비용이 커졌고, 이를 누가 먼저 부담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런 경험 때문에 앞으로는 처음부터 공동 계약 체계로 정리해 분쟁 가능성을 줄이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 체계가 자리 잡으면 기존처럼 나라별로 담당 지역을 나누는 방식도 점차 힘을 잃을 수 있다. 그동안 두 기관은 원자로 종류와 국가별 조건에 따라 따로 움직여 왔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 발주처가 혼란을 느끼거나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이번 검토의 핵심은 한국 원자력발전 수출을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게 하려는 것이다. 영업과 협상은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시공과 기술은 전문 기관이 맡도록 역할을 분명히 해 해외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