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9시 10분, 자연 속 삶의 이야기 나는 자연인이다





장규석 씨(70)가 머무는 산속 집은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니다. 그곳에는 어머니와 아내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 조용히 쌓여 있다. 어머니가 오래 살던 집, 아내와 함께 걷던 산길은 이제 그에게 그리움을 견디게 해 주는 소중한 자리다.

    무너질 듯 낡았던 집은 그가 직접 손보며 다시 살아났다. 집 안에는 어머니가 쓰던 맷돌과 항아리, 아버지가 지고 다니던 오래된 지게가 남아 있어 지난날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그는 스물넷에 집안을 책임지게 된 뒤 쉬지 않고 일했다. 이른 새벽에는 택시를 몰고, 틈이 날 때마다 열쇠 기술도 익혀 하루 종일 바쁘게 현장을 다녔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삶은 계속 무거운 일을 안겼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아내의 큰 병까지 다시 찾아왔다. 그는 어떻게든 아내를 낫게 해 보려고 날마다 산을 오가며 약초를 찾았지만, 끝내 함께할 시간을 더 붙잡지는 못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찾은 고향 산에서 그는 이제 담담한 하루를 살아간다. 아침이면 약수터에 가서 물을 길어 오고, 철마다 나는 머위와 두릅 같은 산나물로 소박한 밥상을 차린다. 상처는 남아 있지만, 자연 속에서 그는 천천히 자기만의 평온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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