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는 로봇이 달리는 동안 균형을 잘 잡는지,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긴 거리를 문제없이 버틸 수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중국 100개 팀과 해외 5개 팀까지, 모두 105개 팀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
경기는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됐고, 사람 참가자와 로봇 참가자가 같은 시간대에 출발했다. 다만 안전을 위해 길은 따로 나뉘었고, 로봇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약 1분 간격으로 차례대로 출발했다. 코스는 퉁밍호 공원에서 출발해 난하이쯔공원으로 들어오는 21.0975킬로미터 구간이었다. 평평한 아스팔트뿐 아니라 울퉁불퉁한 길, 경사로, 잔디, 자갈길도 포함돼 로봇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팀은 원격조종 부문 1위를 차지한 포펑샨뎬이다. 이 팀은 48분 19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기록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샨뎬을 활용해 세운 성과다.
전자지도를 바탕으로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같은 샨뎬 로봇을 사용한 치톈다성 팀은 50분 26초를 기록하며 1위로 들어왔다. 원격조종과 자율주행 모두 1시간도 되지 않아 하프마라톤 전 구간을 마친 셈이다.
이 기록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 놀랍다. 작년 대회 우승 기록은 2시간 40분 42초였는데, 이번에는 거의 2시간 가까이 기록이 줄었다. 사람 기록과 비교해도 인상적이다. 하프마라톤 세계기록은 우간다의 제이컵 키플리모가 세운 56분 42초인데, 이번 로봇 기록은 이보다 약 8분 빠르다. 같은 날 열린 사람 하프마라톤에서는 남자 1위가 1시간 7분 47초, 여자 1위가 1시간 18분 6초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누가 더 빨리 달리느냐만 보는 자리가 아니었다. 로봇이 달리는 중에도 몸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속도를 올리거나 줄일 때 힘과 제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조절하는지 확인하는 시험 무대이기도 했다.
중국 로봇 기술의 빠른 발전은 다른 장면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H1은 100미터를 초속 10.1미터 속도로 달렸다. 이는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계기록을 세울 당시의 초속 10.44미터와 가까운 수준이다. 그만큼 휴머노이드 로봇의 달리기 기술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현지 언론은 이번 대회를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을 시험하는 무대라고 평가했다. 기술, 스포츠, 도시 발전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통해 베이징 이좡이 세계적인 지능형 산업 혁신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