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까지 동난 공급량, 유례없는 동박 품귀에 업계 대표들만 애를 태운다





요즘 인쇄회로기판 업계에서는 핵심 재료인 동박적층판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동박적층판은 절연판 위에 아주 얇은 구리막을 입힌 재료로, 회로기판을 만들 때 꼭 필요하다. 그런데 인공지능 반도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차세대 통신 장비처럼 고성능 전자산업이 빠르게 커지면서 이 재료를 찾는 곳이 한꺼번에 늘었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커졌지만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한 회로기판 업체는 혹시라도 물량을 제때 못 받을까 걱정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미리 주문했다. 평소 한 달에 쓰는 규모를 크게 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예전에는 주문 후 한 달 안팎이면 받던 재료를 이제는 반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가격 부담도 커졌다. 최근 동박적층판 수입 가격은 크게 뛰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톤당 2만달러를 넘겼다. 고성능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급 기판용 재료 수요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운송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실제 구매 비용은 더 무거워졌다.

    공급 구조를 보면 구리막을 만드는 회사, 동박적층판을 생산하는 회사, 이를 받아 회로기판을 만드는 회사가 차례로 연결돼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 높은 고급 제품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업체들이 제한된 설비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중심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일반 산업용 회로기판을 만드는 중소업체들은 필요한 재료를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반대로 고급 동박적층판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실적과 주가가 함께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신 그래픽처리장치와 고성능 반도체에 들어가는 기판용 소재를 납품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첨단 수요가 몰리면서 관련 기업은 성장 기회를 잡았지만, 그 밖의 업체들은 재료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장비업체와 부품업체는 납기를 맞추기 위해 배 대신 항공 운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운송 방법을 바꿔도 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 자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거래처는 물론이고 중국 쪽 공급선을 추가로 확보해도 납기 지연 통보를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현장에서는 재료 부족, 가격 상승, 납기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계획한 일정에 맞춰 제품을 납품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동박적층판 수급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회로기판을 만드는 기업들의 부담도 쉽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