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가격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노란봉투법 부담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뒤, 현대자동차와 주요 계열사는 하청 노동자들과의 직접 협의 요구를 더 강하게 받고 있다. 예전에는 원청 기업이 직접 계약한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실상 참여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교섭을 요구한 인원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를 합쳐 1만 6000명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교섭 단계가 많아지고, 여러 노조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임금 인상 요구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계열사가 촘촘히 연결된 구조라서, 부품 회사의 인건비가 오르면 그 부담이 납품 가격에 반영되기 쉽다. 이렇게 되면 핵심 부품 가격이 오르고, 결국 완성차 가격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지금 세계 자동차 시장이 가격 경쟁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주요 전기차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고, 중국 업체들도 비교적 싼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같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수익이 줄어드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가격 인하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만 가격을 올리게 되면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로 옮겨갈 수 있고, 시장 안에서의 가격 경쟁력도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아, 판매 감소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실적 문제를 넘어 브랜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또 다른 걱정은 미래차 투자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같은 분야에 큰돈을 계속 넣고 있다. 이미 연구개발비도 상당한 수준인데, 여기에 생산 원가 부담까지 더 커지면 수익성이 나빠지고 앞으로 필요한 투자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흐름이 심해질 경우 현대차가 국내보다 해외 생산 비중을 더 늘리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 거점을 값이 더 낮은 나라로 옮기거나 조정하고 있다. 결국 제도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오래가면 기업은 투자를 더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고, 그 영향이 국내 생산 기반과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원청의 책임 범위와 교섭 기준을 더 분명히 정하고, 산업 경쟁력까지 함께 고려한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