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 직원들의 성과급이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직원들이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하기 좋은 지역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셔세권’이 새 주거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셔세권은 셔틀버스 이용이 편하고 지하철 접근도 좋은 곳을 뜻한다. 이런 지역은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들어오고, 성과급으로 마련한 자금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보다 더 많이 오른 곳 가운데는 용인 수지, 성남 분당, 하남, 수원 영통, 화성 동탄 등이 포함됐다. 공통점은 주요 반도체 기업 셔틀 노선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거래도 강한 편이다. 용인 수지 성복동의 한 대단지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셔틀이 모두 지나가며, 최근 전용 팔십사제곱미터가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동탄역 인근 단지도 삼성전자 화성·수원 사업장과 에스케이하이닉스 이천 사업장을 연결하는 셔틀 노선이 겹치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매수자 자금 출처를 보면 반도체 기업 종사자가 많다는 말이 나온다. 실거주 조건이 더 중요해지면서 출퇴근이 편한 곳을 먼저 찾는 분위기도 뚜렷하다고 한다.
동탄과 하남도 비슷한 흐름이다. 동탄의 일부 단지는 전통적인 역세권은 아니지만, 에스케이하이닉스 사업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다녀 실수요가 붙고 있다. 앞으로 교통 여건이 더 좋아질 가능성까지 있어 기대가 크다. 하남에서도 셔틀이 다니는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가격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중개업소들은 최근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 가운데 반도체 업종 종사자 비중이 높다고 전한다. 어떤 사람들은 내년 성과급까지 미리 계산해 잔금 시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매수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 흐름은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집을 고를 때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 셔틀 정류장과 가까운지부터 살피는 사람이 늘었다. 온라인에서도 셔틀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을 확인해 미리 집을 사야 한다는 글이 퍼지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앞으로 성과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천·용인·청주 같은 근무지 주변은 물론 셔틀이 연결되는 여러 지역까지 주택 수요가 더 늘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결국 셔틀버스 노선이 단순한 출퇴근 수단을 넘어, 집값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하철역과 가까운지 못지않게, 대기업 셔틀 이용이 쉬운지가 집 선택 기준이 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