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 시장에는 지금 집을 내놓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매물은 크게 늘었는데, 거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여러 채를 가진 집주인들이 서둘러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세금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면서, 예전에 세종에 투자했던 외지인들까지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분위기다. 여기에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공무원들까지 부담을 느끼며 매도 행렬에 합류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통계를 보면 세종 아파트 매물은 1년 전보다 약 44퍼센트 늘어 거의 9800건 수준까지 증가했다. 규제 발표가 나올 때마다 매물이 조금씩 늘던 흐름이 최근 더 뚜렷해진 셈이다.
특히 세종은 외지인 주택 보유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행정도시 기대감이 컸던 시기에 분양받거나 투자 목적으로 들어온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다른 지역보다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거래는 크게 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쉽게 말해 팔려는 집은 많아졌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가격 흐름도 전국과는 조금 다르다. 전국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인 반면, 세종은 거의 제자리이거나 소폭 약세를 보였다. 오랫동안 가격이 크게 뛰지 못한 만큼 시장의 체감 온도도 낮은 편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매물이 많다고 해서 집값이 갑자기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전셋값이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일반 아파트 기준으로는 남아도는 새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지금의 세종 시장은 공급되는 매물은 빠르게 늘고, 수요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정체 국면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다만 전세 시장과 공급 상황을 함께 보면, 당장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한동안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