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 스코프] 상반기 벤처캐피털 투자로 관행을 깬 국민연금, 체면까지 흔들리다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에 벤처펀드에 추가로 자금을 넣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은 보통 상반기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하반기에는 벤처투자 운용사를 뽑아 왔는데, 이번에는 이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움직임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벤처펀드 출자가 계획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약 4000억원을 맡길 계획이었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1500억원에 그쳤다. 선정된 곳도 6곳이 아니라 3곳뿐이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우리벤처파트너스,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00억원씩 배정받았다.

최근 흐름과 비교해도 이번 결과는 다소 아쉬운 편이다. 앞선 몇 년 동안은 국민연금이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운용사를 뽑아 자금을 나눠 맡겨 왔는데, 지난해에는 출자 규모를 키우겠다고 했음에도 실제 집행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지원 경쟁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내부 기준상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률이 나와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신청 수가 부족하면 선정 수와 집행 금액이 함께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사모펀드 쪽 자금 집행이 쉽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형 운용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국민연금 안팎에서 기존 투자 방식이 적절한지 다시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형 운용사에 자금이 몰리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일부 인수합병 시도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어, 사모펀드 투자를 넓히는 데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결국 국민연금은 사모펀드에서 바로 쓰기 어려운 자금을 벤처펀드 추가 출자로 일부 풀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작년에 다 쓰지 못한 예산을 넘겨 편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출자기관인 국민연금이 실제로 상반기 벤처 출자에 나설 경우, 시장 분위기를 다시 살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검토 단계인 만큼, 최종 계획은 추후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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