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에서 서로 다른 말이 계속 나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배가 다시 지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가, 군은 곧바로 다시 막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국제 정세와 에너지 시장, 해운업계가 모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처음 분위기가 바뀐 것은 외무장관의 발표 때문이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동안 상선의 통항을 허용하겠다고 알렸다.
물론 이란이 정한 항로를 따라야 한다는 조건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막혀 있던 길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 소식이 나오자 국제 유가는 빠르게 떨어졌고, 바다에서 기다리던 유조선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하루도 채 가지 못했다.
다음 날 군 지휘부는 외무부 발표를 사실상 뒤집는 성명을 냈다.
미국이 봉쇄를 핑계로 해적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해협은 다시 이전처럼 막힌 상태라고 못 박은 것이다.
그 직후 항로를 따라 이동하던 선박들은 급히 멈췄고, 일부는 방향을 바꿔 되돌아갔다.
이번 사태의 뿌리는 몇 달 전 군사 충돌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이란의 주요 군사 시설과 핵 관련 시설, 지도부 거점까지 공격받았고, 이 과정에서 최고지도자도 숨졌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금지를 선언하며 바닷길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넓지 않지만, 전 세계 원유 수송에서 매우 중요한 길목이다.
중동 여러 나라의 원유가 아시아로 가는 데 사실상 핵심 통로 역할을 한다.
이란은 봉쇄 기간 동안 자국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과시키고, 통행료까지 받으면서 해협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유조선 운항은 크게 줄었고, 주요 해운사들도 관련 항로 운항을 멈췄다.
국제 유가도 크게 오르며 세계 시장이 바로 충격을 받았다.
외교 협상도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에서 만나 협상했지만, 핵 문제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놓고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깨지자 미국은 이란 항구로 드나드는 물동량을 막는 방식으로 맞대응했고, 대규모 병력과 군함을 투입해 바닷길 통제에 나섰다.
이 조치로 이란도 큰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수입이 막히고 경제 부담이 커지자, 이란 외무부는 조건부 개방이라는 타협안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이를 두고 이미 합의가 끝난 것처럼 말하면서 상황이 더 꼬였다.
이란이 실제로 동의하지 않은 내용까지 공개적으로 언급되자, 이란 내부 강경 세력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의회 지도부와 보수 강경파는 미국의 발표를 거짓말이라고 비판하며, 봉쇄가 계속되는 한 해협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 발언 뒤 혁명수비대 해군은 다시 현장에서 통제 강도를 높였고, 외무부의 유화적인 태도는 힘을 잃었다.
이란 내부 언론도 외무장관의 메시지가 혼선을 불렀고, 결과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장면을 만들어줬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의 해석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외교 쪽의 협상파와 군부 중심의 강경파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일부러 메시지를 엇갈리게 내보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계산된 전략이라는 시각이다.
현재까지 이란 지도부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외무장관은 군을 치켜세우는 메시지만 남겼을 뿐, 재봉쇄에 대한 분명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새 최고지도자는 해군이 적에게 또 다른 타격을 줄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외무차관도 합의의 틀이 먼저 정리되지 않으면 다음 협상 날짜조차 잡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지금의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단순한 해상 통행 문제가 아니다.
이란 내부 권력 갈등, 미국과의 대립, 세계 에너지 공급 불안이 한꺼번에 얽힌 복합 위기라고 볼 수 있다.
해협이 열릴지 다시 막힐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최종 합의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